알브레히트 뒤러
알브레히트 뒤러가 1514년에 판각한 동판화 '멜랑콜리아 I(Melencolia I)'은 르네상스 판화의 정점이자 서양 미술사상 가장 지적으로 해석돼 온 이미지다. 날개 달린 사색적 여인이 컴퍼스를 든 채 고개 숙이고 생각에 잠겨 있고, 주변에는 기하학의 도구(다면체·저울·모래시계·마법의 4×4 방진·종·사다리)들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천재의 우울'을 이야기한 네 체액설에서, 창조적 예술가가 빠지는 지적 절망을 상징화한 것으로 읽힌다. 전 세계 주요 판화실에 몇 백 점의 원판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