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카라바조(1571~1610)가 1599년경 그린 '과일 바구니(Canestra di frutta)'는 서양 회화사에서 독립된 주제로서의 '정물화(still life)'의 시초로 평가되는 작은 유화다. 밝은 중성 배경 위에 올려진 버드나무 바구니 안에 사과·배·포도·무화과·복숭아·잎사귀가 자연 상태 그대로 — 즉 잎이 말라 뒤틀리고 사과에 벌레 먹은 자국까지 포함해 — 극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관람자의 시선 높이에서 수평으로 배치된 이 구도는 성서나 신화의 맥락 없이 과일 그 자체의 '존재'를 응시하게 하며, 밀라노 암브로시아나 미술관의 국보급 소장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