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리히터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가 1992년에 그린 '에마(계단 위의 누드)(Ema – Akt auf einer Treppe)'는 작가의 아내 에마 뮐러가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사진에서 옮긴 대형 '포토 페인팅'이다. 유화를 마치 포커스가 흐려진 사진처럼 처리한 리히터의 대표 기법이 살아 있으며,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1912)'에 대한 현대적 응답으로도 해석된다. 쾰른 루트비히 미술관의 영구 소장품으로 리히터 컬렉션의 중심에 놓인 작품이자, 추상·포토리얼리즘을 동시에 펼친 그의 이중 전략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다.